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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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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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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렵게 만드는 말은 많지만, 출발점은 의외로 우리 일상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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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을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부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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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이 빠른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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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이기는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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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자기 뜻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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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가 보기에 근대 사회는 오랫동안 합리성을 너무 좁게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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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으로 계산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고, 수단을 잘 고르는 능력을 이성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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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능력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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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35,000 --> 00:00:42,000
병원을 운영하거나, 학교 시간표를 짜거나, 회사의 예산을 관리할 때 계산과 효율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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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것이 전부라고 믿는 순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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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관계, 공정함, 신뢰, 의미 같은 것들이 모두 숫자와 절차의 뒤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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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는 여기에서 다른 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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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혼자 머릿속에서 계산하는 힘만이 아니라, 서로 이유를 주고받으며 이해에 도달하려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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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어떤 주장을 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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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사실에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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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판단은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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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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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질문이 바로 하버마스가 말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핵심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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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한 교사가 학생을 다른 반으로 옮기자고 제안한다고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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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성적표 숫자만 보면 결정은 빨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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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결정은 그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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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상황은 정확히 파악되었는지, 기준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공정한지, 그리고 그 결정이 정말 학생의 성장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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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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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토가 가능하려면 말하는 사람은 자기 판단의 이유를 내놓아야 하고, 듣는 사람은 그 이유를 비판하거나 보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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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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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화가 단순한 친절이나 분위기 조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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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생각을 검증하는 공적인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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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59,000 --> 00:02:05,000
우리는 대화를 통해 사실을 맞춰보고, 규범을 조정하고, 서로의 진심을 시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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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버마스에게 합리적인 사회란 조용히 명령이 내려가고 사람들이 그대로 따르는 사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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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누구나 이유를 요구할 수 있고, 그 이유가 공개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사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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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점은 오늘 우리에게도 강한 의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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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종종 더 빠른 지시, 더 정교한 규칙, 더 많은 보고서로 해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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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문제는 절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납득할 수 있는 이유의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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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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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많은데 말이 통하지 않고, 규정은 있는데 신뢰가 없고, 성과는 측정되지만 의미는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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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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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의 첫 번째 통찰은 그래서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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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은 이기는 말솜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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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조종하는 기술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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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은 내 말이 검토될 수 있도록 열어두는 태도이고, 상대의 말도 이유를 가진 주장으로 대하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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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화는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갖게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함께 판단할 수 있는 바닥을 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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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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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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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계산의 능력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사람다운 세계를 만드는 이성은 결국 이유를 함께 나누는 능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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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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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이 잊힌 능력을 다시 회복하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