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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최근에 인공지능이 내놓은 그럴듯한 답변을 보면서, 이걸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하고 의심해 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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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인지 검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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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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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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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나눌 책은 찰스 길리스피의 과학사 명저, 객관성의 칼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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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갈릴레오의 수학적 세계관을 다룬 데 이어,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실험은 손과 기관을 필요로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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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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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시 펼치면서 저는 한 가지 질문을 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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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도구란 그저 똑똑한 답을 주는 도구일까, 아니면 우리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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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실험을 이론이 맞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단순한 절차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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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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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완전히 반대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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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론이 제멋대로 날뛰지 못하도록 현실에 묶어두는, 아주 겸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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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라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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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십육 세기 해부학자 베살리우스와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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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본다는 것은 곧 아는 것이고, 아는 것은 곧 행동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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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살리우스는 해부실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관찰을 책이라는 매체 속으로 고스란히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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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가 하나의 해부 극장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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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베이컨과 보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실험은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 손으로 직접 세계를 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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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는 구체적인 습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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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국 왕립학회 같은 기관들이 설립되면서, 개인의 사적인 발견은 마침내 모두가 검증할 수 있는 공적인 기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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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로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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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뉴턴은 프리즘 실험을 통해 이렇게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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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설을 세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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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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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되지 않은 가설이 눈앞의 현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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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극도로 절제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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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객관성이란 혼자서 머리가 좋아지는 과정이 아니라, 관찰하고, 실험하고, 기록하고, 반박당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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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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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을 읽으며 저는 현대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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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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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똑똑한 답변 그 자체만으로는 지식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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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어떤 데이터를 입력받았는지, 어떤 도구를 호출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오류를 만났고 어떻게 수정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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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작업 기록이 투명하게 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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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베살리우스가 해부 현장을 책으로 기록했듯이, 현대의 개발자들도 코드 리뷰와 실행 로그를 통해 작업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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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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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실패 역시 개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의 추론을 현실의 제약 조건에 붙잡아 두는 훌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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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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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없다면 우리는 너무 쉽게 환상에 빠지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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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제 일하는 방식에 작은 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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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결과를 기록하는 노트를 넘어, 내가 내린 결정과 그에 따른 실패, 그리고 재실행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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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장부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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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고 손을 거쳐 검증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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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과학의 역사가 궁금한 분들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협업하며 새로운 일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기획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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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분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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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없는 결과물들 사이에서 진짜 가치를 만들어내는 힌트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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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문장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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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은 이론이 홀로 단단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관찰과 실험과 기관이 이론을 끊임없이 현실에 묶어두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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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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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는 뉴턴의 권위가 계몽주의라는 사회 철학으로 번역될 때 어떤 위험이 생기는지, 그리고 화학이 어떻게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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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재설계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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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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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