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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혼자 해결해"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쓰고 있을까,를 되짚게 되는 계기가 책 한 권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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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안다라 켈리가 쓴 Hello, Universe를 두 번째로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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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차에서는 아홉 번째 장부터 열여섯 번째 장까지 읽으며, 외로움이 마음속의 감각일 때와 그것이 몸을 위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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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이 될 때의 경계를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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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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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 든 건 아이들이 고립과 괴롭힘을 견디는 방식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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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대략 이런 가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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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혼자 감당하는 습관의 문제이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건 의지가 약해서일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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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범위를 읽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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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설이 단단히 흔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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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질이라는 아이는 도움을 청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게 아니라, 도움을 청해도 괜찮다고 느껴 본 적이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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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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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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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붙잡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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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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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혼자 감당하도록 내버려 둔 작은 순간들이 쌓여 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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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는 조용히 관찰하고, 체트는 가해 행동을 이어가고, 비르질은 불안 속에서 홀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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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라는 말 한마디가 책임을 흐려버리는 장면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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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책이 전하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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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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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14,000 --> 00:01:17,000
읽으면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반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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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불안한 일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만의 설명 체계를 만든다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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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가 알고 있다, 뱀의 예감 같은 표현이 그런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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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27,000 --> 00:01:33,000
설명이 비합리적으로 보여도 그것은 두려움을 버티기 위한 임시 언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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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33,000 --> 00:01:40,000
어른의 눈으로 보면 황당한 말이, 아이에게는 버티는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 좀처럼 떠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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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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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의 불안을 설명체계로 읽어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치부했던 순간들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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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내 일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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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나 팀에서 "혼자 해결해"라는 말이 반복되는 지점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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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문장을 미리 준비해 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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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59,000 --> 00:02:03,000
지금 혼자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같이 확인해 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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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이지만, 막상 입 밖에 내려면 관계가 끊기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먼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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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걸 책이 일깨워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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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요청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 경험의 문제라는 문장을 나의 언어로 옮겨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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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혼자 있는 감각을 단순히 배경으로 두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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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사건의 일부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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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분들에게 특히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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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분, 학생을 가르치는 분, 그리고 팀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벼랑 끝에 서 있는지 알아차리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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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들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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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란 규칙의 목록이 아니라, 두려움을 말해도 관계가 끊기지 않는다는 믿음이라는 점을 이 책은 조용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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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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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남기자면, 고립은 배경이 아니라 사건이며, 안전한 관계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만드는 인프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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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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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서 남긴 질문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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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54,000 --> 00:02:58,000
위험에 빠진 뒤가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 이미 개입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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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58,000 --> 00:03:01,000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던지게 된, 뒤늦은 질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