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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노트 정리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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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록한 변화들 중에서 실제로 움직였던 것은 계획이나 선언이 아니라, 그 뒤에 있던 어떤 끌림과 벗어남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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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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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드가 쓴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안내서를 집은 이유도 거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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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5월이 단순한 역사적 배경이 아니라, 사유 자체에 압력이 된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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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정치적 사건이란 결국 조직된 힘과 이론이 설명하고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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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은 그 반대를 보여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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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노동자의 움직임이 정당과 노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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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달아났고, 기존의 정치 언어는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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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제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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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움직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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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점이 내게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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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하거나 글을 쓸 때도 비슷한 순간이 자주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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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회의와 계획표는 그대로인데, 실제 사람들이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서 빠져나가려 하는지가 먼저 변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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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그 변화를 ‘원인 하나’로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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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한 가지를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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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난 변화 하나를 골라, 그 안에서 여러 흐름이 어떻게 만나고 어긋났는지 다시 그려보는 연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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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의 선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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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과 접속, 이탈을 따라가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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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에 담긴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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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창고에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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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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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직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글을 쓰며 현실의 속도를 따라가려는 사람에게 특히 남는 부분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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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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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계획이 자꾸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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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남기는 독후감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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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은 기존 언어가 현실의 폭발을 설명하지 못했던 순간이었고, 들뢰즈와 가타리는 그 실패를 딛고 욕망과 정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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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를 함께 설명하려 한 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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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던지고 싶은 질문은, 내 주변에서 공식적인 설명이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흐름은 무엇일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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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