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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다루는 일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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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내가 쓰는 문장과 모델이 뱉어내는 문장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순간적으로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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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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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정말로 문제를 붙들고 있는가, 아니면 그럴듯하게만 들리는가” 하는 의심이 찾아오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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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15,000 --> 00:00:19,000
그 의심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어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다시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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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부분은 ‘언어는 세계의 그림이다’라는 대목이었는데, 읽기 전에는 단순히 논리학의 엄격한 체계를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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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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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그리는 연습 도구가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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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 기대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밀어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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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가 현실을 그대로 복사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과 같은 구조를 가질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그림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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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42,000 --> 00:00:43,000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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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얼마나 비슷한가’가 아니라 ‘관계가 제대로 그려져 있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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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공원 왼쪽에 있고, 길이 그 사이를 지난다면, 그림에서도 그 관계가 어긋나면 안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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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내가 매일 쓰는 프롬프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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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프롬프트는 문제 세계의 지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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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제약, 원하는 결과, 검증 기준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면, 아무리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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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음에 가까워진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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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트와 다이어그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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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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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적용해보고 싶은 한 가지는, 지금 쓰고 있는 글과 코드에서 “이 문장이 정말로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가”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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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더 점검하는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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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붙여넣을 때, 그 문장이 문제를 정의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럴듯한 설명만 늘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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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구분하는 기준이 조금 더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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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말하려는 부분이 내 작업 어디에 있는지도 조금씩 드러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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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어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특히 AI와 함께 글을 쓰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에게 특히 의미가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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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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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내뱉는 문장을 그대로 믿고 싶어지거나, 내 노트가 점점 더 그럴듯해지기만 하는 순간에 잠깐 멈춰 서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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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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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남는 것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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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말이 현실의 구조를 얼마나 충실하게 그리고 있는지, 그 한 가지를 끝까지 물어보는 태도가 결국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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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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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읽고 싶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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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08,000 --> 00:02:13,000
AI가 만들어낸 문장이 의미 있는 명제가 되는 순간과, 그저 그럴듯한 소음이 되는 순간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