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 에셔, 바흐를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생기는가?
책을 단순히 “괴델 정리와 에셔 그림과 바흐 음악을 엮은 교양서”로 읽으면 핵심이 흩어진다. 내가 얻은 결론은 조금 다르다. GEB는 지식을 쌓는 책이 아니라, 형식이 의미를 낳고, 의미가 다시 형식을 바꾸는 루프를 보여주는 책이다.
프롬프트도 마찬가지다. 좋은 프롬프트는 멋진 문장 하나가 아니다. 입력, 규칙, 출력, 검증, 다음 루프를 가진 작은 형식 체계다. 그래서 GEB를 읽고 만든 아이디어 생성기는 “창의적으로 생각해줘”가 아니라, 문제를 형식 체계로 만들고, 그 체계가 자기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
데카르트식 프롬프트와 GEB식 프롬프트
전에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읽으며 만든 프롬프트는 명료함에서 출발했다. 의심하고, 나누고,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올라가고, 누락을 점검한다. 이 방식은 아주 강하다. 특히 복잡한 문제를 처음 다룰 때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
그런데 GEB는 다른 방향을 더한다.
데카르트가 “생각을 정리하는 법”이라면, GEB는 “정리된 생각이 어떻게 다시 자신을 바꾸는가”를 묻는다. 데카르트식 프롬프트가 직선에 가깝다면, GEB식 프롬프트는 루프다. 한 번 나온 답이 다음 입력이 되고, 실패가 다음 규칙이 되며, 해석자가 바뀌면 의미도 바뀐다.
| 렌즈 | 데카르트식 질문 | GEB식 질문 |
|---|---|---|
| 출발점 | 무엇이 명확한가? | 무엇이 기호이고 규칙인가? |
| 분해 | 어떻게 나눌 것인가? | 어떤 층위로 나뉘는가? |
| 의미 | 무엇이 참인가? | 의미는 어느 관계에서 생기는가? |
| 한계 |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가? | 이 체계가 내부에서 말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
| 개선 | 무엇을 점검할 것인가? | 출력이 어떻게 다음 입력이 되는가? |
이 차이가 중요하다. AI 시대의 문제는 한 번 답을 잘 얻는 것이 아니라, 답을 계속 갱신하는 하네스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GEB에서 뽑은 다섯 가지 프롬프트 원리
1. 형식 체계로 바꿔라
문제를 곧장 해결하려 하지 말고, 먼저 작은 형식 체계로 바꾼다.
- 기호는 무엇인가?
- 규칙은 무엇인가?
- 입력과 출력은 무엇인가?
- 금지 조건은 무엇인가?
- 검증 기준은 무엇인가?
학원 운영으로 바꾸면 더 분명해진다. 상담은 “친절한 대화”가 아니라 입력, 판단 기준, 안내문, 후속 연락의 형식 체계다. 레벨테스트도 감이 아니라 문항, 점수, 오류 유형, 반 배정 기준의 체계다. 성적 분석도 표가 아니라 위험 신호를 읽는 규칙이다.
2. 의미는 관계에서 생긴다
GEB를 읽으며 가장 강하게 남은 문장은 직접 인용이 아니라 하나의 감각이다. 의미는 기호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기호와 해석자와 현실의 대응에서 생긴다.
프롬프트도 그렇다. 같은 프롬프트라도 누가, 어떤 자료로, 어떤 목적에서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좋은 프롬프트에는 항상 “대상 독자”, “사용 맥락”, “결정 기준”이 들어가야 한다.
블로그 글을 쓰는 프롬프트와 학부모 상담 브리핑을 쓰는 프롬프트는 문장 구조가 비슷해 보여도 의미가 다르다. 전자는 독자의 관심을 붙잡아야 하고, 후자는 신뢰와 판단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3. 재귀는 작은 규칙을 큰 시스템으로 키운다
재귀는 어려운 말처럼 보이지만, 운영 관점에서는 단순하다. 한 번의 출력이 다음 작업의 입력이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상담 브리핑이 생성된다. 그 브리핑을 바탕으로 학부모 상담이 진행된다. 상담 결과가 다시 학생 프로필에 기록된다. 그 기록이 다음 레벨테스트, 피드백, 재등록 안내의 입력이 된다.
이때 AI는 단순히 “문장을 써주는 도구”가 아니다. 잘 설계하면 학원의 운영 기억을 계속 갱신하는 루프가 된다.
4. 자기참조에는 외부 하네스가 필요하다
자기참조는 매력적이다. AI가 자기 결과를 평가하고, 자기 프롬프트를 고치고, 다음 실행을 개선한다고 하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GEB의 자기참조가 알려주는 것은 낙관만이 아니다. 어떤 체계가 자기 자신을 말할 수 있다고 해서 자기 한계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AI 자동화에는 외부 하네스가 필요하다.
- 사람이 최종 판단해야 할 지점
- 공개하면 안 되는 정보
- 숫자를 확인해야 하는 항목
- 학부모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표현
- 학생의 자존감에 영향을 주는 피드백
이런 것들은 프롬프트 바깥의 운영 원칙으로 고정해야 한다. AI가 스스로 잘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자동화는 편리함이 아니라 위험이 된다.
5. 이상한 루프는 콘텐츠를 시스템으로 바꾼다
이상한 루프는 단순 반복이 아니다. 위계가 돌아와 자기 자신을 바꾸는 구조다.
블로그를 예로 들면 이렇다.
- 책을 읽고 노트를 쓴다.
- 노트에서 인사이트 카드를 뽑는다.
- 인사이트 카드가 블로그 글이 된다.
- 블로그 글이 다시 프롬프트와 스킬의 지침이 된다.
- 그 스킬이 다음 책과 다음 글을 더 잘 처리한다.
이때 블로그는 기록 창고가 아니라 지식 운영체제가 된다. 내가 말하는 LLM Wiki와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실행 프롬프트: GEB Strange Loop Idea Generator
아래 프롬프트는 블로그 글, 수업안, 앱 아이디어, 상담 자동화, 학습 리포트, 마케팅 문구를 만들 때 공통으로 쓸 수 있다.
1 | # GEB Strange Loop Idea Generator |
학원 운영에 적용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 프롬프트는 추상적인 사고 놀이로 끝나면 아깝다. 특히 학원 운영처럼 반복 업무가 많고, 사람의 판단이 섞이며, 학부모와 학생의 신뢰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바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학원의 운영을 GEB식으로 보면 다음처럼 바뀐다.
| 운영 영역 | 그냥 AI 활용 | GEB식 하네스 |
|---|---|---|
| 상담 | 상담문 작성 | 상담 입력, 판단 기준, 후속 안내 루프 설계 |
| 레벨테스트 | 문제 생성 | 오류 유형, 반 배정, 보충 과제까지 연결 |
| 피드백 | 코멘트 작성 | 학생 상태, 목표, 다음 행동을 잇는 피드백 체계 |
| 성적분석 | 점수 요약 | 위험 신호와 재등록 가능성을 읽는 운영 대시보드 |
| 마케팅 | 블로그 글 생성 | 학원 현장의 실제 산출물을 독자 언어로 번역 |
내가 만든 강좌 AI로 완성하는 학원운영·수업·상담 자동화는 바로 이 지점을 실습으로 가져간다. 브랜딩, 상담 브리핑, 레벨테스트, 피드백, 시험 대비, 성적분석, 재등록 안내, 마케팅, 수업계획, 연간 운영 캘린더, AI 역량 진단, 통합 대시보드까지 다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를 많이 써보자”가 아니다. 원장이 매주 반복하던 일을 하나의 운영 루프로 바꾸는 것이다. 코딩을 몰라도, 외주를 맡기지 않아도, 적어도 “우리 학원의 반복 업무가 어떤 형식 체계로 돌아가는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관심이 있다면 강좌를 바로 결제하기보다, 먼저 커리큘럼을 훑어보며 한 가지 질문만 해보면 좋다.
우리 학원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지만, 아직 형식 체계가 되지 못한 일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답이 떠오른다면, 이미 자동화의 첫 문은 열린 것이다.
마지막 정리
GEB식 프롬프트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아이디어가 자기 자신을 갱신하도록 만드는 장치다.
데카르트식 프롬프트가 문제를 명료하게 자른다면, GEB식 프롬프트는 잘린 조각들이 다시 서로를 비추게 한다. 형식은 의미를 만들고, 의미는 다시 형식을 고친다. 그 루프가 깊어질수록 블로그 글은 지식 노드가 되고, 프롬프트는 하네스가 되고, 학원 운영은 하나의 살아 있는 시스템이 된다.
나는 앞으로 이 방향으로 프롬프트를 더 다듬을 생각이다. 좋은 질문은 답을 한 번 얻고 끝나는 질문이 아니라, 다음 질문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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